현직 일간지 사진기자로 활동하면서 지난 20여 년간 전국의 산, 들, 강에서 야생동물의 모습을 담아 독자와 만나고 있는 김연수 기자가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사진전을 마련했다.
이번 ‘바람의 눈’ 사진전은 특히 야생동물 중에서도 맹금류를 선보인다. 매, 참매, 부엉이 등 맹금류는 조류사진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쪽에 속한다. 찾기도 힘들고 찾았다고 하더라도 찍기가 힘들다. 가장 찍기도 힘들뿐 아니라 보기조차 힘들어
야생조류사진가의 로망으로 알려진 한국의 맹금류(매, 참매, 흰꼬리수리, 부엉이 등) 30여 점을 선보인다. 20년 전 취재 중
우연히 총탄을 맞은 고니(천연기념물 201호)가 죽어가는 애처로운 모습을 접한 작가는 인간의 무력 앞에 무기력하게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속죄하는 길을 찾는 심정으로 야생동물 사진에 뛰어들었고 오늘에 이르렀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선수들은
매, 참매, 수리부엉이, 참수리, 물수리로 국내 맹금류 목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맹금류는 자연생태계의 상위 포식자로 개체수가
적은 희귀한 조류다. 한국에선 개체수도 더욱 줄었을 뿐 아니라, 현재 대부분 멸종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조류사진을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사진만 봐도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조류는 좀처럼 카메라와 얼굴을
마주보지 않는다. 날아갈 땐 늘 꽁무니를 보여주는 녀석들의 표정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오로지 작가가 시간과 정성을 투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이번에 등장하는 참매(보라매)는 천연기념물 323호 멸종위기종으로 충북 남한강변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둥지를 약 4개월 동안 관찰하며 찍은 기록이라고 한다. 경의를 표한다. 전시는 6월 1일부터 15일까지 롯데갤러리 본점에서
열린다. (02-726-4428)
곽윤섭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