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물 다양성의 해녹색교육 리소스/물과 국토 2010. 12. 13. 04:12UN이 정한 ‘2010년 생물다양성의 해’를 맞아 홍성군 서부면 궁리 소재의 홍성조류탐사과학관에서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 순회 전시 및 우수과학도서전시회’가 내년 1월 2일까지 개최되고 있다.
이 전시회는 ‘생물다양성은 생명, 생물다양성은 우리의 삶’이란 주제로 지난 1월 25일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에서 ‘생물다양성의 해 사진전’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순회하며 개최되고 있다.
또 한 지난 10월 13일에는 경기도 수원에서 전 세계 접경보전지역의 생물다양성 현황 및 국제 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제9차 GBIF(Global Biodiversity Information Facility) 사이언스 심포지엄’이 열려 접경지역의 보존된 생물들을 지켜내기 위한 논의와 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열띤 논의가 이뤄졌다.
▲ 생물다양성의 해를 기념한 ‘초록 시네마 영상제’가 열렸다.
뿐 만 아니라 지난 8월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생물다양성의 해를 기념한 ‘초록 시네마 영상제’가 열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행사가 전국적으로 진행된 것은 2010년이 UN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해’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이슈로 다가왔던 ‘생물다양성의 해’를 2010년을 마무리하며 정리해본다.
인간의 무분별한 행태가 생태계 위기 자초
18 년 전인 1992년 6월, 브라질의 리우. 이 곳에서 열린 세계정상회담에서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이 논의됐고 1년 뒤인 1993년 12월, 생물다양성 협약이 발효됐다. 이에 우리나라는 1994년 10월, 이 협약에 공식적으로 가입했다.
18년 전 세계 정상들은 왜 생물다양성에 대해서 그리도 급박하게 토론을 펼쳤을까? 침체된 경제, 테러의 위협 등 풀어야할 문제가 산재해 있는 마당에 말이다.
이 는 지구의 흐름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인간은 역사적으로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구상에 출현한 이후 어느 생명체보다도 더 효율적으로 다른 생물을 발견하고 이용해 왔다. 게다가 우리의 입맛에 맞게 농작물을 재배하고 생물자원을 채취하며 생물 야생생물을 품종 개량해 생물다양성을 변화시키기까지 했다. 또한 우리의 편리와 무병장수를 향한 욕심에 지구상의 모든 생물을 대상으로 각종 산업용 재료 및 의약품의 원료 등에 이용해 왔다.
이런 무분별하고 근시안적인 생물자원의 이용으로 인해 현재 지구는 심각한 생물다양성 손실의 위기를 맞게 됐다. 이러한 인간의 분별없는 생태계 개발로 현재 서식처를 잃은 생물종의 멸종 행진은 자연적인 멸종 속도보다 100배에서 1천배 빠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 된다면 50년 내에 현존하는 생물의 3분의 1이 사라질 것이라고 학자들은 우려한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사람의 생존에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지탱돼 오던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면 생태계의 한 종에 불과한 사람 역시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위기의식이 전 세계적으로 팽배해짐에 따라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노력들이 다양하게 진행됐고, 그 결과 1992년에 세계 정상들이 모여 생물다양성 협약을 논의하게 됐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유네스코 보고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알려져 있는 생물 종의 개체수와 서식지조차 평균적으로 40퍼센트 감소했다고 한다.
결국 지난 2006년, 제61차 유엔총회에서는 생물다양성의 지속적인 손실과 이로 인한 사회, 경제, 환경, 문화적 영향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인간의 삶에서 차지하는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생물다양성 손실의 속도를 줄이는 데 기여하며 생물다양성 보전 우수사례를 공유코자 2010년을 ‘세계 생물다양성의 해(International Year of Biodiversity, IYB)’로 지정키로 결의했다.
▲ 학자들은 지구상에 1천만에서 3천만 종의 생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Sávio Bruno
생물다양성 보호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
2008 년 5월 독일 본에서는 190여 개국에서 약 6천여명이 참가한 ‘제9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렸다. 아흐메드 드조그라프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장은 “세계 생물다양성 보호는 전 세계 식량 공급에 있어서 필수적이다”라며 “지금의 멸종 속도로 생물이 계속해서 멸종된다면 21세기 중반에는 90억 명의 세계 인구에게 충분한 식량을 공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렇기에 세계와 유엔은 조용히 뜨거운 감자가 될 이 생물다양성에 귀추를 모으고 있다. 특히 생물다양성 산업은 조만간 수면위로 부상될 미래에 가장 각광받는 신성장 산업으로 기대되는데 이는 탄소시장의 9배에 해당되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현재 생물다양성 산업에서의 선진국과 개도국과 제3세계와의 관계에서 우위에 서기위해 전 국민적인 관심을 기반으로 지난 10월 나고야에서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를 개최했다.
학자들은 현재 지구상에 1천만에서 3천만 종의 생물들이 살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 중 현재 과학적으로 기록돼 우리에게 알려진 생물은 동물이 약 150만, 식물이 50만 종정도로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생물다양성을 관리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생물자원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생물다양성의 실체, 즉 발견되지 않은 수많은 종들을 밝혀내 우리 인간이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분류학자의 수가 너무 적어 어느 나라도 국가의 생물상을 이루고 있는 종에 대한 완벽한 리스트를 갖고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생태계에 대한 지표종 또는 중요종들에 관한 정보조차도 없다.
그 렇기에 현재 선진국에서는 분류학자들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많은 종을 동정하기 위해 DNA Barcoding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멸종돼가는 생물을 보존하기 위해 무작정 개체를 증식해 자연에 방출하지 않고 분자마커를 개발해 집단들의 유전적 다양성을 측정한 후 과학적으로 보존 관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나라의 정부들은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것이 낭비라고 여겨 왔다. 이는 생물다양성이 국가의 부에 미치는 현재의 공헌도와 미래의 잠재적인 공헌도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있어 세계 각국은 21세기 최고의 고부가가치 산업의 원천소재를 제공하는 핵심자원이 생물다양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앞 다퉈 생물자원의 주권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보존위한 공감대 형성 성공
▲ 생물다양성이 곧 우리의 삶이다.
‘에 코그린’을 주창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녹색성장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선진국은 이미 1990년대에 거의 준비를 한 상태인 것에 반해 우리는 후발주자로 뒤처진 상태이다.
미래전략사업인 생물다양성 산업에 선진국들은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현실에서 대한민국은 생물다양성산업의 후발국가로서 선진국과는 다른 각도에서 고민해 봐야 한다.
생 물다양성의 보호가 왜 필요한가는 너무나 쉽고 실천 가능한 일이다. 인간이 매일 먹는 음식은 전부가 생명을 가진 자연 생태계에 존재하는 생물들의 일부로서 대한민국은 매년 음식물 쓰레기가 15조 가량 발생하고 있으며, 이 음식물 쓰레기만 줄여도 그만큼 자연 생태계는 보호가 된다.
또한 생물자원관수는 세계적으로 약 5천여개가 있으며 인구 100만명당 한 개씩 존재하는 것에 반해 대한민국은 2007년, 처음으로 한 개가 만들어져 여러 부분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 러나 사람들은 이제 생물다양성이 곧 생명이고, 생물다양성이 곧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이야말로 우리를 부자로 만들어줄 21세기 최고의 고부가가치 산업의 핵심자원임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것이야말로 ‘2010 세계 생물다양성의 해’가 만들어낸 가장 중요한 결실이다. 올해 ‘세계 생물다양성의 해’는 우리가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보존하기 위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줬다.
물론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하게 이용해야 하는 것, 이것은 곧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근간 개념이기도 할 것이다.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다른 생물종에 대한 관심이 너무나 필요한 상황에서 생물들의 멸종이 곧 인간의 멸종을 뜻함을 우리들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이지연 기자 | ljypop@kofac.or.kr